전시기간 : 11. 2(목) ~ 11. 21(화)
오프닝 : 11. 2 (목) 오후 6시~
작가와의 만남: 11. 17(금) 오후 5시 ~ 6시 30분
장소: 스페이스 22 www.space22.co.kr
지난 10년간 진행되었던 사진가 강제욱의 The Planet 프로젝트를 총정리하는 전시회가 강남 스페이스22에서 개최된다.
The Planet 시리즈의 대표작 21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지구촌 곳곳의 기후변화의 현장, 다양한 환경 이슈 그리고 재난의 현장 등을 방문하여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개막식은 11월 2일 오후 6시이며 눈빛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강제욱 사진집 <The Planet>의 출간 기념을 겸하는 자리이다.
본 전시장 옆에 위치한 라운지 갤러리에서는 작가 데뷔 초기부터 The Planet 이전의 대표작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작가노트>
‘공空에서 인연因緣으로 존재存在에서 다시 공空으로’
‘Emptiness for Bond, Existence for Emptiness.’
The Planet
2007-2017
죽음, 즉 소멸의 가장 큰 발명품은 생이다.
오늘이 얼마나 참혹하거나 혹은 황홀하여도 다음날이 되면 역시 해는 떠오르고 해가 지면 달이 떠오른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고 나면 가을을 거쳐 겨울로 사그라든다. 물은 봄을 축복한다. 생이 왔음을 환호하고 대지는 환한 꽃으로 응답한다. 물방울은 하나마다 삼라만상을 적시며 세상을, 현생의 온 우주를 표면에 반영한다. 물은 모든 생의 일부이고 생은 물의 일부이기도 하다. 물은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가로질러 무한의 세계로 흐른다. 봄의 절정, 감로수로 자연이 인간에게 보낸 선물 아기부처의 정수리를 적신다. 길을 잃은 인간들을 봄을 지나 여름으로 잘 인도해 주시기를 기원하며
.
재난의 참혹한 풍경 앞, 겨우 충격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보면 오히려 넘치는 생명력과 문명의 때를 벗은 아름다운 자연으로의 회기를 발견한다. 초원을 호령했던 제국들도 결국 한줌의 모래로 사라진다. 꽃은 활짝 피고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 언젠가 도로는 강이 되고 시멘트에도 식물은 뿌리를 내린다. 새들은 지저귀고 문지기 개들은 자유를 얻는다. 빛은 찬란하게도 이들을 비춘다.
잠이 들면 나는 철새가 되어 지구를 내려다보며 유영한다. 심연의 숲에서 날아올라 근육질 도시의 불빛을, 어머니 바다의 품을 지나 공의 사막에 이른다.
나의 뼈와 살은 어디에서 부터 왔고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나의 생을 위해 살을 내어준 생명체들의 꿈들에 빚을 진다. 태양을 떠나온 빛이 지구에 도착한다. 물과 태양은 대지와 함께 생명들을 빚어낸다. 이 생에서 저 생으로 무한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북극을 탐험하였던 물고기가 내 생의 위장을 통해 육지에 잠시 머문다. 나의 뼈와 살도 언젠가 토양을 기름지게 할 것이고 식물이 되어 꽃을 피울 것이다. 내 사진들과 원목 액자들이 언젠가 태양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갔던 숲의 일부였음을 기억한다. 유리는 그리고 모래는 어떠한가.
인생의 여름에 시작한 이 작업이 가을에 이르러서야 완성이 되었다. 인내심을 갖고 곁을 지켜준 이들에게 큰 빚을 진다.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나를 세상의 다양한 장소들로 이끌었다.
재난의 현장에서 문명 이후의 세상과 만났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요, 모든 생명의 종실이다.”
” Water is origin of things and the source of all creatures”
” 萬物之本源, 諸生之宗室”
- 관자 Guanzi 管子